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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인교회 출석과 한국인 정체성은 별개"

교회들 돌아오는 2세 수용 준비해야 "그렇지 않으면 유랑하는 세대 될 것" 1세 교회들 세대 교체 통해 전환 필요 교회 밖에서 하는 특수 목회도 요구돼 한인 이민교회의 미래를 고민할 때다. 최근 공영 라디오 방송 KPCC가 이민 교회 내에서 한인 2세들이 겪는 정체성의 고민을 보도했다. 1세와 2세간의 사고방식의 차이, 언어 및 문화적 차이로 세대간의 간극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래의 한인 교회는 어떤 형태로 생존 또는 지속돼야 하는지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가운데 한인 2세들의 독립된 형태의 교회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한인 이민 역사가 100여 년이 넘어서면서 이제는 한인 사회에서도 3세 또는 4세까지도 자녀 세대가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언어적, 문화적으로 완전히 영어권이기 때문에 한인교회보다는 대개 주류 교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물론 영어권 한인들만 주류 교회에 출석하는 건 아니다. 최근 백인 중심의 미국 교회들도 다민족 교회로 사역 방향을 틀면서 한국어권 한인들도 상당수 눈에 띄는 게 특징이다. 선밸리 지역 유명 교회인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담임목사 존 맥아더)의 경우 이미 지난 2014년부터 한국어 통역 서비스를 비롯한 한국어 성경공부, 한국어 웹사이트까지 개설했다. 이 교회 김상우 집사는 "미국 교회지만 다양한 인종이 출석 중이며 한인들의 경우 2세까지 합하면 수백 명에 달한다"며 "또 언어 장벽을 허물면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교인들도 많은데 점점 한인교회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주류 교계로 편입되는 흐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레이크포리스트 지역 대형교회인 새들백교회(릭 워렌 목사)에도 이미 한인들은 많다. 이 교회 출석 중인 로이 박(34)씨는 "한인 교회를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불편해 하는 2세들이 상당수 출석 중"이라며 "아무래도 미국적인 사고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미국 교회를 선택했지만 언젠가는 한인 교회로 돌아가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교계에서는 한인 2세, 3세들이 주로 ▶미국 교회 ▶한인교회 내 영어권 공동체 ▶한인 2세만의 독립된 한인 교회 등 크게 3가지 종류의 교회에 속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인 2세 조나단 윤 목사는 "영어권 한인 2세 부모들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오히려 1세보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2세들은 주류사회에 동화되길 원하는 부모 밑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오히려 2세들은 완전히 미국화 된 그들의 자녀에게 오히려 뿌리 교육을 중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러한 경향은 한인 사회와 관계성이 약했던 2세들이 나이가 들면서 다시 한인 사회로 회귀하는 특이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한인사회로 다시 돌아오는 2세들을 한인 교회가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한인 2세 레이 김(라이트하우스교회)씨는 "물론 요즘 미국에서는 다민족 교회가 새로운 형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안에 한인이나 소수 인종 교인들은 결국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소수인종으로서 한인사회나, 미국사회에서 어중간하게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결국 이들이 한인사회로 돌아갔을 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받아주고 해결해줄 수 있는 교회가 있는지 의문이며 만약 그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2세들은 유랑하는 세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하루빨리 1세 교회의 운영 구조 및 목회 방식도 세대 교체 등을 통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트리니티신학대학 피터 차 교수는 지난해 11월 열린 강연회(한인 2세 기독교인의 종교 성향과 경험)에서 "현재 2세들 가운데 70~80%가 한인교회를 떠나 백인 교회, 2세들이 설립한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며 "하지만 중년이 된 2세들은 3~4세들의 정체성을 위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1세만을 위한 목회는 줄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2세들의 교회 내 고립화 문제도 서서히 발생하고 있다. 김병학 목사(주님의교회)는 "요즘 한인 2세 교회나 영어권 공동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민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2세 교인들의 고연령화 문제도 심각하다"며 "아주 젊은 3세 교인들이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40대 이상의 2세들만 증가하다 보니 그들도 다음 세대에 대한 대책 마련에 시급해한다"고 전했다. 이는 특수화된 한인 이민 목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유헌성 연구원(UCLA 사회학)은 "교회뿐 아니라 한인사회 내 모든 기관에 해당되는데 미래의 정체성 교육은 지금처럼 한인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이루어지기보다 그 영역 밖에서 별개의 형태로 다양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한 예로 미국 교회나 미국 직장에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별개의 모임 등을 통해 정체성의 고민을 토로하고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특수 목회들이 많이 생겨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이미 한인 2세들이 특정 교회 사역에 얽매여 활동을 제약받기보다 다양한 사회적 모임을 통해 여러 형태로 사역을 펼치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본지 5월8일자 A-22면 분명 필요한 건 사고방식의 변화다. 2세들의 목회 형태를 보면 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과거 목회자가 되면 일평생을 목사로 살아가던 1세와 달리 2세들은 합리적 사고에 의해 움직인다. 이는 목회에 대한 인식이나 패러다임이 변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준 최(회계사) 목사는 "주중에는 회계사로 활동하면서 주말에는 미국교회에서 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고 있는데 요즘 2세 중에는 '이중직업'을 가진 목회자가 많다"며 "게다가 미국교회에서 사역한다고 해서 한인 또는 한인사회 이슈에 무관심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브 노 목사(변호사)는 "1세들이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2세들이 한인교회를 떠난다고 해서 정체성의 고민도 없이 한인사회와 거리가 멀어진 것으로 여긴다"며 "하지만 그들이 한인사회에 속해 있지 않다고 해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까지 부정하거나 소홀히 여기는 게 아니며 '코리안-아메리칸'이라는 자부심이 있다는 것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세 중심의 교회들이 2세들의 사역을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려면 먼저 자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LA지역 한 교회에서 10년 전 영어권 예배를 개설하는데 참여했던 최익수 장로는 "2세들을 보면 일상에서는 인종이나 민족에 얽매이지 않고 이미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하는데 유독 한인 교회들은 울타리 안에서 한국 문화와 언어에 묶어두려 했던 게 있다"며 "게다가 한인교회가 타민족에 대한 다소 배타적인 자세 때문에 소위 이기적인 사역 성향을 보였고 2세들을 1세 사역의 부속품처럼 여긴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분명 반성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jang.yeol@koreadaily.com

2018-05-14

(3) "다문화 사회서 왜 '한인 교회' 필요한지 고민해야"

다음 세대 언어적 이점으로 영역 넓어 교회 사역 넘어 사회적 모임으로 확대 이민교회 차세대 교육 토양 만들어야 가정에서 부모의 교육 철학도 중요해 미주 한인들의 이민 역사가 100년이 넘어서고 있다. 1세대와 다음 세대가 선명하게 갈리는 시점이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2세, 3세대는 언어를 비롯한 문화적, 역사적으로 1세대와 완전히 나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1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미주 한인교계도 생존을 위한 걱정을 넘어 미래의 존립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내 이민 사회속에서 미래의 한인 교회는 제역할을 위해 어떤 고민이 필요한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한국에서 자란 한인 1세와 미국에서 태어난 2세는 크게 보면 ▶언어(한국어·영어) ▶사고 방식 ▶교육적 배경 ▶생활권 ▶문화적 차이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일단 언어적으로 보면 한국어 중심의 생활권은 미국내에서 제약이 많다. 듣고, 보고, 말하는 모든 것에 있어 1세들의 한국어 중심의 생활권은 보이지 않는 한계로 작용한다. 언어로 인한 생활 반경의 차이는 곧 문화와 사고방식간의 괴리를 낳는다. 삶과 밀접한 환경에 따라 여러 사고 방식의 차이가 생기는 셈이다. 심지어 요즘은 부모가 한국어로, 자녀는 영어로 대답하는 이중 언어 가정의 형태도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간단하게 구분해 봐도 한인 1세와 2세는 차이점이 많다. 이런 상황 가운데 '한인 교회'는 이민사회내에서 세대간의 공통 분모가 될 수 있을까. 교계 관계자들은 "지금처럼 1세와 2세가 같은 지붕 아래서만 있을 뿐 사실상 따로 운영되는 구조로는 한인 교회만의 역할과 기능을 설정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한인 교회의 역할을 두고 정확한 인식의 설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인 2세 제이든 김 목사는 "단일 민족의 개념이 강한 한국과 달리 미국 사회는 본래부터 이민자의 나라이고 다문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요즘 미국의 젊은 세대들은 인종 또는 민족에 얽매이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런 환경에서 '한인 교회'가 특별히 존재해야 한다면 왜 한인끼리 모여야 하며 그러한 공동체는 왜 필요한지, 다문화 사회에서 한인 교회가 어떤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지 보다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다음 세대가 한인 교회에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요즘 한인 2세들의 기독교 모임이나 활동을 보면 다음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행보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그동안 주로 1세권 교회에 종속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2세들의 활동은 제도권을 넘어 점차 사회적으로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현재 남가주 한인교계에는 '마운틴 무버(전문직 종사자 모임)', '아이노스(오케스트라 모임)', '레드 스레드(자원봉사)', 'GMIT(영화 및 문화 사역)', 'G2G(2세 기독교육 기관)' 등 대외적으로 알려진 2세 기독 단체만도 10여 곳에 이른다. 이외에도 곳곳의 소규모 모임까지 합하면 100여 개 이상의 한인 2세들의 기독 단체가 활동 중이라는 것이 교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데니 류(27·라이트하우스교회)씨는 "2세들은 언어적 이점으로 주류 사회 및 미국 교회들과 연계할 수 있기 때문에 활동 범위가 넓다"며 "예전처럼 한 공동체 안에서 자기 교회만을 위해 활동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 지역교회를 대상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2세들은 '한인'끼리 모이지만 다민족 활동으로 모임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인종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인교회와 다민족, 주류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인 2세들이 1세들에게 갖는 의문은 "교계 활동이 왜 한인 커뮤니티 또는 개별 교회 사역에 국한돼야 하는 것인가"다. 북한 인권 기독교 운동 단체에 속한 마크 최(36)씨는 "북한 문제를 꼭 '한인'들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우리 모임에는 타민족 크리스천도 함께 참여해서 인종에 상관없이 활동하는 회원들도 이미 많고, 앞으로 한인을 넘어 '다민족' 모임으로 확대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LA지역 구제 사역 단체인 '5Bread&2Fish'에는 실제 한인 2세를 비롯한 타인종들이 함께 어울려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의 이준 목사는 "미국에서, 특히 다민족 도시인 LA에서 사역을 하는데 '한인'이라는 울타리를 치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다양한 민족이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역할 수 있어야 하고, 한인 2세들이 그런 면에서 다리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이미 미국내에서 다인종간의 결혼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은 다른 인종과의결혼 비율이 29%로 가장 높다. 이는 다민족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미국 사회내에서 '한인 교회'가 살아남겠다면 존재성과 역할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다음 세대를 위해 한인 이민 교회에 특화된 교육 토양을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그동안 100년이 넘는 한인 이민교회 역사에도 한인 2세들은 그들의 배경과 가치에 상관없이 한국에서 발간된 교재나 미국교회가 사용하는 교재를 사용해왔다는 게 교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5년에는 미국내 신학교 및 전문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한인 교수들이 이민교회와 다음 세대의 정서를 반영해 2세들에게 초점을 맞춘 전문 기독 교육 교재도 만들었다. 하지만, 한인 교계 전반에 보급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LA지역 필립 이 목사는 "대개 한인 1세 부모들을 보면 학교 공부 외에는 자녀의 신앙이나 정체성 교육에 대해 교회나 타기관에 일임해버리는 성향이 강하다"며 "하지만 사실 그 모든 것은 부모가 먼저 교육 철학을 갖고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며 반면 교회는 생존 문제에 시달리다 보니차세대 교육을 다소 수동적, 형식적으로 대처하는데 분명 미래에 대한 위기감을 느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5-07

(2) 한인 이민교회, 차세대 위한 존재 명분 찾아야

과거 이민 교회는 친목 위한 목적도 하지만, 세대 지날수록 개념 변해 정체성 교육 교회에만 떠맡겨선 안 돼 가정ㆍ단체 등 한인사회 모두 나서야 미주 한인교회의 역할과 정체성을 두고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그만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의 방증이다. 현재의 이민 교회는 1세대 중심의 공동체다. 교회 건물, 운영 시스템, 기능, 언어, 문화 등이 대개 1세 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영어에 능숙하고 미국식 교육에서 자란 젊은 세대들에게는 1세대 중심의 공동체가 매우 어색하다. 또, 실질적으로 한인 이민 사회 역시 언어와 문화적으로 1세대가 2세대가 확연하게 나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교회는 미래를 고민하지 않으면 역할과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장열 기자 한인 1세가 중심이 된 교회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주로 대안으로 내놓는 구조는 대개 '한지붕 두 가족' 형태의 교회다. 언어적으로 1세와 갈리고 있는 2세를 위해 영어 예배를 개설해준다거나, 따로 영어권 공동체를 만들어 일부 공간을 내주고 재정 지원을 해주는 형태다. 쉽게 말해 1세가 지원해주는 2세 교회인 셈이다. LA지역 한 교회에서 10년 전 영어권 예배를 개설하는데 참여했던 최익수 장로는 "현실적으로 2세들은 아직 재정적으로나 영적으로 1세 교회의 도움이 필요하며 완전한 독립이 어렵기 때문에 좋은 형태의 대안이라 본다"며 "요즘은 다민족 교회 등이 많지만 한인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한인 이민교회의 이원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한지붕 두 가족' 형태의 운영 구조는 여전히 1세 교회에 2세들이 종속되는 개념이라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학생 크리스 윤(프린스턴신학교)씨는 "윗세대는 '교회'를 생각할 때 돈이나 건물, 민족적 정체성 등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들의 눈으로 보는 2세들은 '어린이'와 같이 불안해보일 수도 있다"며 "그런 부분은 사실 다음 세대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되는데 가치 중심적이고 실용적 사고를 가진 2세들을 인정해주는 인식의 전환부터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는 '교회'라는 역할과 기능의 패러다임이 세대를 거치며 바뀌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동안 이민사회에서 교회는 신앙의 터전이라는 의미 외에도 타국에서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삶의 전반을 나누는 친목 형태의 성격도 있었지만, 미국 사회와 언어에 익숙한 2세들에게는 더 이상 그런 목적의 교회가 존립 상 설득력이 약해진 셈이다. 어바인 지역 데이브 노 목사는 "한 예로 한인 목회자의 세계만 봐도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1세와 2세 사이의 소통은 많이 단절됐고 한지붕 밑에 있다 해도 거의 따로 분리된 상태에서 사역을 한다"며 "그런 구조가 지속되는 게 시간이 흐를수록 어떤 의미가 있을지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며 1세 교회 밑에 2세들이 존속하느냐, 독립하느냐를 따지기보다는 '코리안 아메리칸 교회'가 왜 이 시대에 필요한지에 대해 명분을 찾는 게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1세들은 2세들과 함께 손을 잡고 한인교회의 미래상 설계를 원하지만 현실은 냉담하다. 한인교계의 '영어권 사역자' 구인난은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영어 능통''이중언어 필수''Must English''다음 세대를 위한 소명과 열정'… 요즘 한인교회들이 '영어권 사역자' 모집 광고에 최우선으로 내건 조건들이다. 대부분 주일학교, 대학부, 청년부 등 젊은 세대를 담당할 사역자를 찾는다. 건강보험 제공, 도서비, 사역 활동비, 인터뷰 후 샐러리 조정가능 등 구체적인 복지혜택을 알리는 교회도 있다. 물론 사례비(목회자 월급)도 한어권 목사에 비해 좀 더 높다는 게 교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구인난은 심각하다. LA지역 K교회 한 관계자는 "모집 공고를 낸 지 한 달이 지나도 이력서가 한 개도 접수되지 않아 신학교나 주변에 추천을 부탁할 정도"라며 "그나마 규모가 있어 재정적 지원이 탄탄한 대형교회가 아닐 경우에는 양질의 영어권 목사를 청빙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영어권 사역자들이 한인교회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계 관계자들은 주로 ▶1세 목회자와 문화적 괴리 ▶목회 환경 및 처우 열악 ▶이민교회에 대한 관점 및 철학 차이 등을 꼽았다. 다민족교회 개척을 준비 중인 필립 이 목사는 "한인이라는 정체성을 지켜주는 일은 사실 교회뿐 아니라 가정과 여러 한인 단체들이 함께 손잡고 노력해야 하는 일 아닌가"라며 "교회를 중심으로 생활했던 이민 1세들은 그게 가능했겠지만 현재 2세, 3세들의 생활권은 과거 세대와 많이 달라졌고 심지어 부모와 자녀가 다른 언어를 쓰며 괴리가 커진 가정도 많은데, 하물며 교회에서의 세대간 단절이 어느 정도 심할지 생각해본다면 영어권 사역자들이 굳이 한인교회에서 사역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내셔널서베이위원회가 발표했던 '북미주 전국 한인교회 실태' 조사(4109명 참여)에 따르면 한인 2세 목회자 5명 중 2명(40.7%)이 '백인 교계 지도자를 사역 모델로 삼고 배우고 있다'고 응답했다. 1세와 2세간의 단절뿐 아니라 심지어 한인교회의 고립화도 심화되고 있다. 대다수의 타민족은 '한인교회와 동역을 해 본적이 없다(61.5%)'고 답했다. 2세들을 위한 프로그램, 교재, 인력 등이 부족하다 보니 수년 전부터 교계 일각에서는 다양한 시도들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한인 교계 유일한 기독교 교육 싱크탱크인 G2G와 북미한인기독교연구소(KODIA)가 사역의 효율성을 위해 통합하기도 했다. 이학준 박사(풀러신학교)는 통합을 하면서 "이중문화를 신앙의 관점으로 정리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지 않았고 2세 교육에 대한 이민교회의 대응능력은 없는 상태"라며 "1세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건물을 짓자 했는데, 사실상 2세들은 건물에는 관심이 없는데 뿌리를 찾기 위해 이민교회 역사도 알려주는 일과 이민자로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우리가 삶에서 접하는 아주 실질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인사회의 좀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협력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헌성 연구원(UCLA 사회학)은 "한인 이민사회가 다음 세대를 위한 뿌리 교육과 정체성 확립의 문제를 사실 교회에만 떠맡겨서는 안 되고 가정에서부터 시작돼 언론을 비롯한 각 한인단체가 힘을 모으고 이민사회에 대한 학술적 연구 활동 등 다방면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한인사회가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커뮤니티로 발돋움하려면 지금부터라도 기성세대가 이러한 토양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4-30

(1) "왜 꼭 'Korean Church'만 다녀야 하나요?"

미국서 나고 자라 한인 문화 어색 민족 중심적인 교회 의미 불필요 교회는 한인 이민 사회의 축소판 이민자로서 한인 정체성 약해져 최근 공영 라디오 방송 KPCC가 이민 교회 내에서 한인 2세들이 겪는 정체성의 고민을 보도했다. <본지 4월4일자 A-3면> 특히 이러한 고민은 젊은층이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일컫는 '조용한 탈출(silent exodus)' 이슈와 맞물리며 점점 심화되고 있다. 민족성이 짙은 '한인 교회'의 존재성, 1세와 2세간의 괴리, 언어 및 문화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뒤섞인 이 문제는 이제 한인 이민 교계가 직면한 고민이다. 당장 교회의 생존만 고민하다가 자칫하면 미래의 '한인 교회'는 존재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초기 하와이로 건너온 한인 이민자들의 족적을 살펴보면 한인 이민사는 100년째가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한인들의 이민은 1960년대 말부터 80년대까지 붐을 이뤘다. 한인 이민 사회는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한국내 교회들과 달리 이민 교회는 종교적 목적 외에 친목 또는 사회적 공동체의 역할까지 담당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를 살펴보면 지금은 한인 사회가 이민 1세대와 2세대가 선명하게 갈리는 시점이다. 이민 1세대와 미국에서 나고 자란 2세대는 언어는 물론이고 문화적, 역사적으로 완전히 나뉘고 있는 상태다. 한인 2세 앤젤라 이(27)씨는 기본적인 한국어 외에는 영어만 주로 사용한다. 이씨는 현재 다민족 교회에 출석 중이다. 이씨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한인 교회에 나갔는데 나중에 교회를 옮기면서 부모님과 논쟁이 있었다"며 "내가 부모님에게 던진 질문은 내가 한인이라고 해서 왜 꼭 'Korean Church'만 다녀야 하는 것인가였다"고 말했다. 이씨는 미국에서 자랐고, 미국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 공부했으며, 가장 편한 언어가 영어다. 사람을 국적별로 나눠서 바라보기보다 다양한 인종과 어울리는 게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자랐다. 그런 이씨에게 '한국인(korean)'은 단지 뿌리의 문제이지, 삶의 영역까지 구분 지어야 할 개념은 아니라는 셈이다. 한인 2세 데니 추(34)씨는 미국 교회에 다니고 있다. 추씨는 "내 뿌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은 자랑스럽지만, 한인 교회에 출석하는 건 1세대 문화는 물론이고 언어조차도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그럼에도 단지 '코리안-아메리칸'이기 때문에 한인 교회에 나가야 하며 다문화 사회인 미국에서 한인끼리만 모여야 한다는 건 더 이상 나 같은 2세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현재 2세들을 위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그는 '코리안-아메리칸'에 대한 고민은 정체성 자체에 대한 것이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한인끼리 모여야 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입장이다. 노 목사는 "2세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그들이 한인과 미국인이라는 두 가지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는 건 맞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인'이라는 울타리 안으로 모여야 한다는 건 그들에겐 설득력이 없다"며 "이는 소위 '백인 교회' '흑인 교회'들도 마찬가지로 고민을 하는 부분인데, 요즘은 미국에서도 인종에 구애받지 않는 다민족, 다인종 교회들이 생겨나는 추세라서 민족이나 인종에 따른 교회는 사실상 오늘날 젊은 기독교인들에겐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한인교계내에서는 '조용한 탈출(silent exodus)'이 사실상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점차 한인 2세들이 교회를 떠나면서 20~30년 후 한인교회의 존립 자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민신학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한인 2세 2명 중 1명(54.2%)은 "고등학교 이후 이민교회를 떠난다"고 응답했다. 대학 진한 후 교회를 떠나는 2세들도 26.1%에 달했다. 이를 합하면 무려 10명 중 8명꼴로 고등학교 이후 교회를 떠나고 있는 셈이다. 이윤성 목사(LA)는 "한인교회들이 여러모로 다음 세대를 붙잡기 위한 노력도 하고 '한지붕 두 가족' 형태로 2세 교회를 지원하는 사례도 있지만 미래에는 한인 교회의 역할이 왜 필요하고 한인 공동체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는 뚜렷한 답이 없는 상태"라며 "국제화 시대 속에 디아스포라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한인'이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한인 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며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실제 '한인'이라는 경계선은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다. 재외한인학회 조사에 따르면 미주 한인 2세의 절반 이상이 이미 타인종과 결혼하고 있다. 8세 이하 한인의 혼혈 비율은 43%에 이른다. 이는 곧 '코리안-아메리칸'이라는 정체성이 인종적으로도 약해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유헌성 연구원(UCLA 사회학)은 "사회적으로 보면 과거와 달리 서로 다른 국적과 인종이 결혼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다민족 부모가 많아지는 추세인데 한인 2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게다가 한국어를 사용하는 부모 밑에서 영어만을 쓰는 2세들도 많아지다 보니 한인 가정 내에서도 언어적, 문화적, 가치관적으로 괴리가 생기는데 미래에 '한인 교회'라는 공동체가 그러한 2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종과 국적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건 통계(퓨리서치센터조사)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1980년대에 비해 부모가 서로 다른 인종이거나 민족인 경우는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현실 가운데 1세대 이민자를 수용하기 위해 한인교회들이 건축 등을 통해 하드웨어에 치중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LA지역 A목사는 "요즘 교회들이 다음 세대를 위한다며 수천 명씩 수용 가능한 건물을 짓는데 정작 교회의 연령구조는 역삼각형 형태로 젊은층이 소수가 되고 있다"며 "훗날 1세대가 세상을 떠나고 교인이 축소됐을 때 과연 그 건물이 지금처럼 필요할지 의문이며 종교 시설 목적으로만 지어진 건물이라 효율성이 떨어졌을 때 다른 용도로 전환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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